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저 / 정문주

아마존 일본 사회·정치,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위!

“부패와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다”
일본 변방 가쓰야마의 작은 시골빵집 다루마리에서 일어난 소리없는 경제혁명

전세계적으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사회주의보다 우월한 체제로 인식되었던 자본주의가 자본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의 면모를 급격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계 지식인들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한 변방의 작…

 

요즘은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보다 읽고 싶은 책을 사려다가 눈에 띄어서 같이 산 책이 더 재미있다. 이 책도 논란의 건축 낭만의 건축과 함께 샀던 거다. 원래 사려던 책은 이토록 멋진 마을이다.

우리 집 앞에 맛있는 빵집이 있는데 그래서인가 더 재미있게 읽혔다. 더불어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빵집이라는 점에서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효모균을 낡은 집에서 직접 배양(!)해서 빵을 굽는 사람의 이야기다. 꽤 시골에 있는 것 같아서 일본에 가더라도 직접 가볼 기회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정말 맛있겠다는 생각만큼은 확실히 든다.

어쩌면 이 책은 내가 그리던 모습게 아깝지 않을까 한다. 작지만, 먹고 사는데 지장없고, 지역 경제만으로 반자급자족적인 사업을 하고 있고, 사업의 확장 욕구도 별로 없고, 소품종만 만들면서도 그 소품종에 대한 고도화를 꾸준히 한다.

비싸다고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싸게 산 만큼 그 대가는 우리가 치러야 할 몫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195p]

나는 위의 문장에 동의한다. 수 년전부터 유행하는 ‘착한 가격’이라는게 마음에 안들었다. 저렴한 횟집, 무한횟집 등등 그저 제 값 주고 좋은 것을 먹고 만족하고 싶다.

상품과 노동력의 교환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다. 기술자는 기술과 감성을 연마하여 노동력의 교환가치를 높게 유지하면 된다. (…) 그렇게 상품 하나하나를 정성껏 만들고 상품의 교환가치를 높게 유지해야 소상인이 소상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상품을 정성껏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일이다. (…)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정중하고 공손하게 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이유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겠다는 의미, 즉 그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195-196p]

사는데 돈이 그리 많이 필요한가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다. 나는 과거엔 월 10만원 정도만 여유자금이 있으면 불편함이 없었고 사고 싶은 것도 다 샀다. 요즘은 월 50만원이면 만족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10만원이었던 내가 50만원을 바라는 것은 욕심인가? 50만원을 생각했다가 100만원이 되면 욕심인가? 어느 선이 적당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차별화하려고 만든 물건에도 크게 의미 있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개성이라는 것은 억지로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진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원래 가진 인간성의 차이가 기술과 감성의 차이, 발상의 차이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며, 필연적인 결과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210p]

위 문장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건진 가장 값진 문장이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무엇이 다른 것인가? 개성있는 제품이란 무엇인가?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세상에서 IT 분야의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자신이 만드는 것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진정 ‘개성있는 결과’를 만드는가? 오랫동안 생각해 볼 일이다.

생활 속에 일이 있고, 일 속에 생활이 있는 나날이다. 궁목수인 오가와 미쓰오 씨가 “장인은 월급쟁이가 아니니 생활이 삶이고 삶이 직업이다.”라고 한 것처럼 우리도 삶 그 자체가 직업이다. [223p]

위 문장은 너무 나를 뜨겁게 만드는 멋진 문장이지만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말이다. 사실 이해는 했는데 이를 동료와 이 분야에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동료들과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고 주장할 수도 없다. 솔선수범을 보인다고 스며들거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빵에 대해 더 파고들고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빵만 보이고 세상이 안보이게 되면 어던 빵을 만들어 제공해야 할지를 모르게 된다. [224p]

기술자도 마찬가지다. 나도 조금 골방개발자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점에 대한 여유로운 고찰이 필요하다.

돈을 미래를 선택하는 투표권. 돈을 쓰는 방식이야말로 사회를 만든다. [232p]

위 문장은 참 멋진 말이다. 올바른 제품, 정직한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용해야 사회가 건강해지지, 베끼거나 기만해서 많이 팔리는 제품이 잘되면 안된다. 근래 오뚜기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데 사회가 건강해진다는 신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책의 뒤에 집중되어있다. 그러니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으면 얻을게 참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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